- 더 화이트 퓨브/
미술계 공략집
이 글은 나의 미술계 공략집임. ‘미술계’라는 게임의 공략집. 미술대학에 다닐 때 난 "전시 기회를 어떻게 얻으셨어요? 어떻게 참여하신 거죠?" 물어보고 다녔음. 아무도 제대로 된 답을 모르거나, 알더라도 알려주지 않았음. 아니면 뭐, 전시 기회란 선택된 자에게만 자연발생하는 건가 싶었음.
그런 건 아니었고 그래도 지금은 내가 이 시스템에서 작게나마 자리가 생겼다고 생각해서, 과거의 나뿐 아니라 앞으로의 작가들이 어떻게 전시에 참여하는지 알 수 있게끔, 일종의 치트키를 공식적으로 적어두고 싶음. 작은 전시부터 시작해서 테이트까지~!
아래 나열할 것은 해야 할 것들과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의 리스트임. 내가 본 작가들, 그리고 영국에서 나와 내 동료들이 겪은 일에 바탕해 썼음. 물론 현재 “전시 참여 작가”로의 여행길이 꽤 괴상하다는 건 잘 알고 있음. 그래서 경로는 알려주겠지만, 그 코스를 지지하고 싶지는 않음. 그래도 누군가는 이 얘기를 해야 하니깐. 시작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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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뭐든, 잘하셈. 진짜 잘하셈. 좋은 거 만드셈. 솔직히 말해서 우리 다들 여기 있는 이유는 그냥 개쩌는 작업 보고 싶어서 아님? (아닌가) 암튼 이것저것 하기 전에 조용히 작업부터 열심히 하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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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람답게 굴자. 자본주의가 우리한테 '성공'이라는 이미지를 하나로 고정시켜 놨음. 부자 되고, 기관에서 인정받고, 목소리 크고, 그런 걸 빠르게 이뤄야만 한다고. 하지만 그런 거에 휘둘려서 갑자기 서로 짓밟고 기차 타려고 아둥바둥하는 거 조심해야 함. 건강한 관계로부터 함께 발전하고 격려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함. 그리고 얘기할 수밖에 없는~ (듀규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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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2018년 미술판에서는 네가 이 “소셜”에 발 담그냐 마느냐가 성공의 갈림길임. 그중에서도 인스타그램이 제일 큰 무기임. 여기서 내 작업 올리고, 사람들 눈에 띄게 하고, 내가 하는 거 맘에 들어 하는 사람들이 '좋아요' 눌러주고 주목+기회 줄 수도 있음. 그뿐만 아니라, 어디서 좋은 전시 하는지, 누가 참여하는지도 볼 수 있고, 요즘 뭐가 유행인지 담론 같은 것도 파악 가능함. ((현실적인 팁: 일단 사용자 이름은 본명으로 하셈. 그래야 사람들이 찾기 쉽고 기억하기도 좋음. 그리고 'Fine Artist'나 'FA' 이런 거 사용자 이름이나 프로필에 넣지 말 것. 괜히 뻣뻣해 보임. 그냥 위치랑 웹사이트 링크 정도만 깔끔하게 넣으셈(웹사이트 얘기는 조금 있다가 또 함).))
이미지랑 영상 올릴 때 해시태그 잔뜩 달지 마셈. 그거 괜히 팔로워랑 좋아요 숫자만 부풀려 놓고, 자아도취자처럼 보이게 만듦. 대신 좋아하는 작가, 갤러리, 큐레이터, 평론가들을 열심히 팔로우하고 관심 가져보셈. 그리고 약간의 소통을 시작하려면, 내 작업을 좋아할 것 같은 사람들 팔로우하는 것도 괜찮음.
이왕 할 거면 제대로. 작업 사진 올릴 때는 깨끗하고 밝게 찍고, 가로 세로 맞춰서 딱 정돈되게 올리셈. 필터는 쓰지 마셈. 솔직히 이상해 보임. 그렇다고 DSLR로 찍고 포샵해 올리는 사진은 과하게 느껴질 수 있음. 그냥 심플하게 가셈. 사진 비율은 기본 정사각형으로, 필요하면 세로 사진도 괜찮음.
근데 풍경 사진(가로 비율)은 별로 주목 못 받음. 그리고 꾸준히 올리는 게 중요함. 안 그러면 알고리즘이 당신을 타임라인에서 사라지게 만들 거임(이건 과학임). 하루에 한 번, 아니면 이틀에 한 번 정도는 꾸준히 올리셈. 근데 너무 과하게 올리고, 좋아요 누르고, 댓글 달고, DM 보내고 이러면 사람들 피곤해하고 당신을 차단할 수도 있음. 적당히 하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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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는 사용하는 작가들이 인스타만큼 많진 않지만, 그래도 중요함. 근데 트위터를 인스타랑 똑같이 쓰면 안 됨. 트위터는 코멘트용임. 예술, 삶, 정치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공간이지, 내 작업 자랑하는 데 쓰는 곳이 아님(밈 전문이면 얘기가 다르지만). 여기선 내 작품 올리는 거 별로임. 적당히 참여하고 존재감을 드러내되, 주목을 애걸복걸하진 마셈.
진짜 듣고 싶은 사람들을 팔로우하고, 작업을 좋아할 것 같은 사람들도 팔로우하면서 시작하셈. 근데 제발, 제발, 그 사람들한테 '내 프로필 한 번 봐주세요' 같은 거 트윗하지 마셈. 그러면 이 글 전부를 망쳐버리는 행동임. 우리는 쿨하고, 열심히 작업하면서, 자연스럽게 성공으로 가는 길을 계획 중인 사람들이라고.
이 모든 걸 괜히 말하는 게 아님. 큐레이터나 기관도 요즘 소셜 미디어에서 자기 프로그램에 쓸 작가를 찾고 있음. 유행에서 뒤처질까 봐 그 타임라인 계속 뒤지는 거 알죠? 특히 아티스트들 런 스페이스들(artist-led spaces)은 온라인에서 처음 알게 된 작가들을 전시하는 걸 엄청 좋아함. 요즘 다들 이렇게 리서치함. 이게 새로운 버전의, 더 쉽고 게으른 스튜디오 방문임.
심지어 일부 갤러리는, 소셜 미디어 존재감이 좋은 작가를 지역에서 활동하는 관련성 높은 작가보다 더 선호할 정도임. 그러니까 뭐... 결국 이 게임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거지.
트위터랑 인스타 둘 다에서 사람들이 개인적인 삶과 작업적인 삶을 어떻게 구분하는지 보는 것도 흥미로움. 이건 한 번쯤 고민해볼 문제임. 개인적인 삶이랑 작업 관련 콘텐츠를 적절히 섞으면 따뜻한 느낌을 줄 수 있음. 그 작가가 어떤 주관성을 가지고 작업을 하는지, 그리고 그 작업이 어디에서 오는 건지 알 수 있으니까 유용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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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균형이 기울어질 수 있음. 계정이 온통 작업 관련 콘텐츠만 있으면 차갑고 영혼 없는 느낌이 날 수 있음. 약간, 비싼 돈 주고 들은 '직업 개발 워크숍'에서 하라고 시킨 그런 계정처럼 보인달까. 반대로, 계정이 온통 본인-본인-본인이면, "이 사람이 작업을 진짜로 하는 이유가 뭐지? 그냥 문화 자본을 인지도로 바꾸려는 건가?" 싶을 수도 있음. (보통 이런 식으로 운영하는 사람들은 작업 퀄리티가 별로 안 좋더라구요? 보통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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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사이트 하나 만드셈. 처음부터 만들 줄 모르면 Wix나 Squarespace 같은 걸 쓰면 됨(근데 이거, 크리스마스나 블랙프라이데이 때 사셈. 이 시기에 반값 할인 행사 자주 하니까. 사실 상시 세일 중인 느낌임). 굳이 ‘본격 웹사이트’를 만들려고 돈 많이 쓸 필요 없음. Tumblr, Cargo Collective, Newhive 같은 플랫폼에서 시작해보고, 감 잡은 다음에 내 도메인을 연결해서 URL로 쓸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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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사람들이 나를 볼 수 있게 됐으면, 이제는 연락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함. 깔끔한 이메일 주소 하나 만들고, 그걸 소셜 미디어 계정 상단이나 웹사이트에 딱 박아 두셈. 꼭 info@yourownwebsite.com 같은 개인 도메인 필요 없음(비싸니까). 그냥 @gmail.com 써도 괜찮음. 대신 앞부분은 본인 이름으로 하셈. (부모님이 이름 잘 지어주셨길 바람.)
명함 같은 건 구식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은근 효과 볼 때가 있음. 내가 전에 전시회에 갔다가 관리하던 사람(근데 그 사람이 그 공간을 운영도 하더라)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명함 하나 주고 왔거든? 한 달쯤 후에 이메일이 와서 거기서 전시할 생각 있냐고 묻더라. 물론 이게 다 그 사람이 내 인스타, 트위터, 웹사이트를 볼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임.
또 한 번은 Grayson Perry가 강연을 했을 때, "이 사람이 @thewhitepube를 좋아할 것 같은데?" 싶어서 영수증 뒷면에 @thewhitepube를 적어줬음. 끝나고 건네줬더니 다음 날 아침에 팔로우하더라. 그러니까 펜과 종이도 아직 유용하다는 거 기억하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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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바로는, 나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다른 작가들과 힘을 합쳐 공간을 찾고, 직접 전시를 열어보는 게 확실히 성공 가능성을 높임. 이게 약간 편법 같거나 셀프 출판 같은 느낌일 수도 있지만, 솔직히 말해서 꼭 필요한 과정임. 첫 번째로, CV에 넣을 라인을 만들 수 있고, 온라인에 배포할 이미지도 생김. 그리고 이 전시를 통해 매체를 초대해 리뷰를 쓰게 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인터넷 여기저기에 내 이름이 퍼지는 기회가 됨.
어떤 대학에서는 첫 전시하기가 순수미술 과정의 필수 과제이기도 함. 만약 대학을 안 갔거나, 당신이 다닌 학교에서 이런 게 필수가 아니었다면, 직접 노력해서 해보는 게 좋음. 이미 온라인에서 조금씩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면, 함께 할 네트워크를 찾을 수 있을 거고, 아니면 딱 한 명의 다른 작가와 함께 시작해도 괜찮음. 다들 이런 거에 관심 많아서 의외로 같이 하자고 설득하기 어렵지 않을 거임.
내가 대학에서 얻은 가장 큰 것 중 하나는 정말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는 거임. 그리고 그 사람들이 아는 사람들, 또 그 사람들이 아는 사람들... 전부 연결됨. 결국 다 소셜임, 소셜임, 소셜. 그래서 전시를 열 때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면 할수록, 내 가시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남.
내 말은, 이렇게 해서 전시하는 작가로 자리 잡고, 작가 중심의 신(scene)에 발을 들일 포인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거임.
꿈의 시나리오를 한 번 그려보자: 첫 발판에서 시작해서, 영국 곳곳의 작가 주도 공간을 돌기 시작함. 예를 들면 노팅엄의 Hutt, 리버풀의 CBS, 리즈 어딘가의 그룹전. 그러다 글래스고의 누군가가 당신을 픽업하고, "이건 다른 나라잖아"라고 농담하며 자랑함. 그 다음 런던의 Vitrine에 도착하고, 이제는 Cubitt/Auto Italia/Cabinet 레벨로 올라섬. Wysing에서 레지던시를 하며 작업 방향을 고민하고, 모두가 너무 친절하다고 느끼며, 어느새 베를린 비엔날레나 Berwick Film and Media Arts Festival에서 비디오 작업이 전시됨. 이 중 하나.
그리고 다시 돌아오면 Cubitt 레벨에서 솔로 전시. 이번엔 혼자임. Guardian이 이제 당신에 대해 글을 쓰기 시작함. 점점 더 "인정받는 작가"로 자리 잡음. Chisenhale에서 전시 제안을 받고, CCA(글래스고)가 내년에 시간 되는지 묻기 시작함. 더 많은 글과 아티스트 토크, 그리고 뉴욕의 New Museum에서 미팅을 위해 미국으로 여행을 다녀온 후, Serpentine에서 연락이 옴. 이제 Frieze 아트페어 부스에도 들어감. 약간 고민되지만 돈이 필요하니까 함. 그리고 다시 스튜디오로 돌아가 작업에 집중하다 보면, Arts Council Collection에서 사람이 와서 내 작업을 구입. 즉, 정부가 사주는 거임. 그제서야 집에 전화해서 "이제 나 진짜 작가야"라고 말할 수 있게 됨.
한 줄 요약: 굴러다니면서 이것저것 몸에 붙여라. 그러다 보면 어느새 Tate~
- 이제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첫 전시를 할 공간을 찾아 보자. 런던에서는 거의 확실히 공간 대여료를 내야 할 거임. 그래서 전시를 하고 싶어 하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면 대여료를 나눌 수 있어서 더 현실적으로 접근 가능함(이걸 자기 자신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하셈. 특권적인 얘기긴 하지만, 솔직히 예술가로 사는 게 원래 그런 거잖아).
다른 도시에서는 작은 쇼핑 아케이드나 사용되지 않는 공간을 찾아보셈. 꼭 '예술 공간'일 필요는 없음. 사실 방 하나만 있으면 충분함. 괜찮은 공간을 찾으면, 그들에게 연락해서 전시 계획을 간략히 설명하셈. 전시 내용, 몇 일 동안 할 건지, 운영 시간, 왜 이 전시가 나에게 좋은 기회인지, 그리고 이 전시가 지역에 어떤 가치를 더할 수 있을지(예를 들어 문화적 기여, 즐거움 등)를 적어 보내면 됨.
이메일은 간결하면서도 매력적으로 쓰는 게 중요함. 플러팅 잘하면 좋은 커버레터 쓰는 건 일도 아님. 하지만 중요한 건,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거임. 이러면 "프로페셔널"하게 보이고,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인식될 거임.
참고로 요즘 많은 사람들이 자기 집에서 전시를 여는 경우도 많음. 공간이 부족하니까 생긴 트렌드임. 만약 집에 적당한 방이 있거나, 거기서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다면 왜 안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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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도 때론 유용함. 전시를 직접 열 때의 스트레스와 비용 때문에, 개인적으로 이 과정에서 내가 가장 원했던 건 사실 전시 이후에 남는 사진들이었음. 그 사진들은 내 웹사이트나 참여한 작가들의 콘텐츠가 될 수 있었고, 전시 기록은 문화적 자산이자, 소셜 미디어에서 공유할 자료, 그리고 지원서나 펀딩 신청서에 활용할 '경험'으로 쓸 수 있었음.
그래서, 한 번은 내가 이전에 전시를 보러 갔고, 리뷰를 썼고, 심지어 그 갤러리에서 리뷰를 써달라고 내게 여행비를 지원해줬던, 나름 괜찮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이것도 소셜~ 딩딩딩) 소규모 갤러리 공간에 연락했음. 내가 전시를 설치하고, 사진을 찍고, 같은 날 바로 철수하고 싶다고 말했음. 공개하지 않고 비공개로만 진행하겠다고. 근데 갤러리가 흥미로운 제안이라며 OK를 함. 게다가 이 갤러리도 자기들 CV에 전시 하나 더 추가할 수 있는 기회였으니 서로 윈윈이었음. 이건 마치 "엄청나게 바쁘고 활동적인 것처럼 보이기만 하면 되는 자본주의적 기대"에 대한 반항 같은 거였음. 나, 참여 작가들, 갤러리, 심지어 온라인 전시 일정 리스트에 이 전시를 올려준 매체까지, 우리 모두가 함께 이 전시라는 거짓말을 만들어 냈음. 전시는 ‘예약제’라고 공지했고, 방문하고 싶다는 이메일은 그냥 무시했음. 이미 우리가 필요한 건 다 얻었으니까. 사진이 있었고, 그걸로 충분했음.
이 과정을 나는 '비전시(non-exhibition)'라고 부르기 시작했음. 그리고 이 아이디어는 지금 내가 Michael Lacey랑 같이 운영 중인 웹사이트 littlemangallery.com (@littlemangallery)으로 이어졌음. 지금도 이 방법은 자신을 정당화하는 영리한 수단으로 계속 사용되고 있음. 나는 이게 정말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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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뭐든 가보셈. 내가 즐기고, 언젠가 참여하고 싶을 것 같은 행사에 가는 거임. 만약 어떤 이벤트가 조금이라도 흥미로워 보이고, 딱히 다른 일정이 없는데 무료라면? 과감하게 가보셈. 내가 말하는 건 모험임.
내가 토크나 이벤트에 참석하려는 의지가 강해질수록, 옆에 앉은 사람들이 먼저 말을 거는 확률이 올라가더라. 한 번은 영화 상영회에 갔는데, 옆자리 남자가 말을 걸었음. 런던에서 공간을 운영하는 사람이라고 했고, 대화 끝에 명함 하나 줬음. 몇 주 뒤에 그가 페이스북 친구 추가를 하더니 메시지를 보냄. 멕시코에서 열리는 전시에 뭔가 참여할 생각 없냐고.
또 다른 영화 상영회에서는 큐레이터랑 얘기를 나눴는데, 이 사람도 페이스북으로 계속 연락하다가 지난달에 이메일을 보냄. Whitechapel Gallery에서 열리는 상영회에 내가 만든 영상을 포함하고 싶다고.
이 두 전시 초대는 내가 직접 발로 뛰고 참여하지 않았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일임. 물론 헤드폰 끼고 토크 듣고, 끝나자마자 유령처럼 사라지는 것도 편하긴 함. 하지만 그렇게 하면 스스로 열 수 있는 가능성의 타임라인을 잔뜩 닫아버리는 셈임.
(계속해서 말하게 되는데, 여기 적은 모든 걸 전적으로 지지한다는 건 아님. 단지 내가 보고 들은 대로 말하고 있을 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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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얘기도 해야겠네. 나는 이제 친구 요청이 오면, 상대가 진짜 사람처럼 보이기만 하면 다 수락함. 가족 사진이나 휴가 앨범은 전부 숨겨버렸고, 그냥 페이스북은 또 하나의 비즈니스 툴이라고 받아들임.
솔직히 말해서, 비즈니스 관련 메시지가 내 페이스북 메시지함에 오는 건 별로 안 좋아함. 그런 건 이메일로 받아야 내가 '일'로 딱 정리해서 답장할 수 있으니까. 그래도 문을 열어두는 게 좋을 거 같음. 뭔가 좋은 기회가 들어올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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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데이트를 해보셈. The White Pube의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계정이 자리를 잡고 팔로워가 늘기 시작했을 때, "이 사람들 다 누구지?"라는 생각이 들었음. 그래서 아트 데이트 제안을 올렸음. 인터넷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 갤러리, 카페 같은 곳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 알아가는 거였지.
우리한테는 이게 단순히 네트워킹이라기보다는 진짜 친구를 만드는 과정이었음. 하지만 가끔은 그 두 가지가 같은 거더라. 왜냐하면 결국 내가 잘 아는 사람들과 일하고 싶어지고, 또 잘 아니까 그들과 같이 작업할 생각이 드는 거임.
이건 또 다른 방식으로 '소셜'을 만드는 거지, 다만 초대를 던질지 말지는 내 손에 달려 있는 방법으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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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는데, 좀 미묘한 주제임: 오픈 콜에 작품을 제출할지 말지에 대한 얘기임. 기본적인 기준은 이거: 제출비를 내야 한다면, 그 전시는 별로일 가능성이 높음. 물론 예외는 있음. 예를 들어, Berwick Film and Media Arts Festival은 정말 훌륭하고, John Moores Painting Prize는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음. 그리고 Bloomberg New Contemporaries는 전국적, 세계적으로 심각한 노출과 성공의 발판이 될 수 있음(그리고 추가 전시 초대도 따라올 수 있음. 행운을 빌겠음).
결국 모든 선택은 이거임: 별로인 전시에 참여하는 걸 괜찮게 생각하는지, 아니면 그냥 CV 경험과 노출만을 위해 참여하는 건지. 물론 이름을 알리는 게 좋아 보일 수 있음. 하지만 내가 원하지 않는 틀에 스스로를 가두는 실수를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함.
왜냐하면, 만약 내가 참여한 모든 전시가 예를 들어 고딕 아트, 디지털 바디, 아니면 핑크색 같은 주제를 가진 오픈 콜 전시라면, 미술계의 계급 시스템은 "이 사람은 이런 식의 제한적인 주제에만 어울린다"고 판단해 버릴 수도 있음. 이런 종류의 전시가 가진 큐레토리얼(기획적) 한계 때문에, 내 작업이 제대로 숨 쉬거나 보일 기회를 얻지 못할 수도 있음.
나는 좋은 작업을 가진 작가들이 이런 전시로 끌려가는 걸 보기도 하는데, 정작 자신이 진짜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전시에서는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는 걸 보면 걱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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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에 작품 제출하기??? 직접 갤러리에 연락하기???
음, 갤러리 레벨이 낮을수록 전시 제안서나 작품 제출 이메일을 더 환영하는 경향이 있음. 하지만 주의할 점: 갤러리나 기관 데스크에 무작정 걸어 들어가서 큐레이터를 만나고 싶다고 하면 안 됨. (이런 일이 실제로 자주 일어남.) 그냥 내가 지금 말할 시간을 정해줬다고 생각하면 곤란함.
대부분의 아티스트 런 스페이스는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전시를 기획하는 걸 선호함. 그래서 작품 제출 이메일을 받으면 고개를 돌리거나 심지어 무시함. 솔직히, 이건 무례한 거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그들이 "권력 맛을 봐서 미쳤다"는 느낌도 있음. 결국 자신들은 자발적으로 운영되는 단체에 불과한데도 이제 당신이 자기들 아래에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물론 몇몇 작가 주도 공간은 당신의 이메일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답장도 해줄 수 있음. 하지만 이런 경우도 드물고, 불청객 같은 제출 이메일을 보내면 예의 없는 행동으로 보일 수도 있음. 특히, 특정 갤러리의 운영 방식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이메일을 보내면, 잘못된 판단 같거나 너무 자만해 보일 위험이 있음.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은: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거나 갤러리 웹사이트를 확인하는 거임. 운영 방식이나 제출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 테니까.
그렇긴 해도, 스스로 적극적으로 나서고 제출을 받는 곳도 많음. 특히 소셜 미디어에서 활발하지 않은 갤러리들은 제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음. 그러니 시간을 들여 리서치를 충분히 해보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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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공모전 얘기를 해보자. 지역적으로 보면 Northern Art Prize나 The Liverpool Open 같은 것들이 존중받을 기회가 되고, 더 많은 전시로 이어질 수 있음.
인터넷에서의 가시성을 열심히 높이는 동안, 현실 세계와 인터넷에 의존하지 않는 갤러리들을 잊으면 안 됨. 공모전은 새로운 공간에 들어갈 수 있는 부드러운 진입로임. 이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관객층(심지어 후원자들까지)을 만날 수 있음. 이미지 트레이닝 한 번 하셈.
휴~~~~~~~~~~. 네, 제가 지금까지 쓴 이 모든 얘기는 돈, 운, 소셜 에너지, 멘탈 건강, 그리고 나쁜 놈이 아닌 사람인 당신에게 의존합니다~. 돈을 버는 얘기는 일부러 언급 안 했는데, 이 사이트의 다른 글인 [[돈 기분]]에서 이미 다뤘기 때문임.
내가 여기서 정말 전달하고 싶은 건 이거임: 결국 이 모든 건 사람과 사람이 대화하면서 "이 사람을 끼워줄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이라는 거. 그리고 내가 여기저기서 자꾸 눈에 띄는 사람이 되면, 사람들이 그런 대화를 할 때 당신이 떠오를 수 있음.
더 화이트 퓨브(The White Pube)가 받은 모든 일들은 인터넷에서 발견되고, 사람들이 우리가 뭘 하는지 알고 추천하거나, 다른 웹사이트에서 TWP에 대해 읽고 우리에게 연락한 덕분이었음.
인터넷은 넓고, 그 안에서 당신이 대어(big fish)가 되도록 노력하셈. 그래야 쉽게 잡히는 존재가 될 거임.
내가 위에서 설명한 것들이 당신이 원하는 곳에 도달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람. 하지만 꼭 기억하셈: 전시는 당신 작품의 퀄리티와 사람들이 거기에서 얼마나 가치를 느끼는지에 기반해야 함. 당신이 얼마나 인기 있는 사람인지와는 별개임.
솔직히 말해서, 요즘 전시들이 점점 이걸 헷갈리고 있는 것 같음. 많은 전시가 겉보기엔 번지르르하지만, 실속은 없는 경우가 많음. 팥 없는 찐빵처럼 ... (최악)
그래서 바라는 건, 언젠가 인스타그램도 사라지고, 정치와 문화가 조금 더 여유로워지는 날이 오는 거임. 그때쯤 내가 쓴 이 공략집 하나의 끝을 의미하고, 역사적 기록물이 되어, 우리가 네트워크를 리셋할 시간을 가지게 되길 바람. 예술이 허용되고 보여지고 공유되는 방식을 바꿀 기회 말이야. 그걸 현실로 만들 방법을 고민해 볼게.